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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아이 키우기

내 아이, 자폐 스펙트럼일까?

by 해피도나스 2022.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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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 장애란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의사소통 및 언어 및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결여, 상동적 행동과 관심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보통 3세 이전에 또래들과의 발달상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으며 개개인별로 나타나는 행동과 특징이 다르고 광범위하면서 복잡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는 의미에서 스펙트럼 장애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같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라 할지라도 모두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특징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1.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 약한 눈 맞춤과 호명 반응

 - 자발적으로 타인과 관심과 즐거움을 나누는 것에 대한 한계

 - 발달 수준에 맞는 또래 관계 형성의 부재

 - 연합 및 협동 놀이에 참여하기보다는 혼자 또는 병행 놀이 선호

 - 상상 및 가정하는 놀이보다는 예측 가능하고 구조화된 놀이 선호   

 - 부족한 정서적 상호작용

 

2. 의사소통의 장애

  - 언어 지연(특히 구어 발달의 지연)

  - 대화를 시작하거나 지속하는 데 어려움 호소

 

3. 제한되고 상동적인 행동과 관심

  - 상동적이고 반복적인 운동 양상

  - 한정된 관심사와 비정상적인 몰두

  - 어떤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집착

 

만약 아이가 위의 세 가지 특징이 복합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 나타나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의심해 보셔야 합니다. 저는 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회적 상호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언어는 조금 지연되더라도, 호명 반응이 괜찮고 본인의 관심사와 즐거움을 타인과 나누려 하는 욕구가 있으며 공동 주의(Joint Attention) 즉, 타인의 주의를 끌기 위한 가리키기, 보여주기 등이 잘 된다면 단순 언어 지연일 가능성도 있으므로 언어 치료의 개입만으로 정상 발달이 가능할 수 있는 것이죠. 

 

두 돌 전후부터 퇴행한 우리 아이의 특징

우리 아이는 태어나서 생후 12개월까지 낮에는 엄청 순하지만 밤만 되면 2~3시간 간격으로 잠에서 깨어 자지러지게 우는 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돌이 지나 모유수유를 끊자 아이는 밤에도 깨지 않고 꿀잠을 잤고 저도 겨우 사람답게 잘 수 있었습니다.

 

돌에서 생후 24개월까지는 언어만 조금 느리다고 생각했을 뿐, 개월 수에 맞는 운동 발달(뒤집기, 배밀이, 기기, 서기)을 했을 뿐 아니라 사회적 상호작용도 큰 특이 사항을 발견하지 못했기에 24개월 전까지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증상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두 돌 전후로 발달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퇴행하는 모습까지 보이더군요. 부르면 돌아보고 방긋 웃어주던 아이가 호명 반응이 약해지고 눈을 잘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청각에 문제가 있나 싶었지만 음악에는 귀를 쫑긋 세우고 반응을 잘했기에 청각의 문제는 아니었죠.

 

영유아 발달검사에 있는 항목 중 하나인 까치발도 많이 나타났습니다. 많이들 있는 자동차 바퀴 굴리는 것에 집착하지는 않았지만 구슬 굴러가는 것, 변기 물 내려가는 것, 하천이나 계곡에서 나뭇잎 던진 후 떠내려 가는 것을 보는 등의 시각 추구도 나타나기 시작했고, TV를 볼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글자를 가까이서 흘겨보는 일도 생겼습니다.

 

또한 겨울에 쌓인 눈을 밟기 싫어하며 자지러지게 울었고 머리 감기, 머리 자르기 등을 싫어하는 등 감각적 예민성도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어린이집을 오갈 때 항상 가던 길로만 가려했고 하원 시 건너편에 위치한 슈퍼마켓이라도 들르려고 하면 거부하며 울기 일쑤였습니다. 여름에 신던 샌들을 가을이 되어 운동화로 바꿔 신기려 하거나 봄에 입던 긴 팔 옷을 반 팔 옷으로 바꿔 입히려 하면 완강히 거부했죠.

 

그 당시에는 '애가 왜 이렇게 예민하고 고집이 셀까', '일부러 나를 힘들게 하려고 이러나', '도대체 내가 뭘 잘못해서 이런 벌을 받나' 등 별의별 생각이 들었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커가지 않는 아이가 너무 미웠습니다. 그래서 소리도 많이 지르고 호통도 다반사, 울면서 아이를 다그친 적도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힘든 것은 아이였을 텐데, 본인의 문제로 스스로 안정감을 찾고자 다양한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은 것일 텐데,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한 저는 아이에게 도움은커녕 악영향을 준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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