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내 아이의 활동지원사 되는 법, 장애인 활동지원 가족급여

 

'가족에 의한 활동지원급여' 신청 경험담

원래 활동지원급여는 가족이 제공할 수 없지만 수급자가 활동지원사를 구할 수 없는 섬, 벽지 또는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거나 천재지변, 또는 이에 준하는 사유가 있을 경우 허용한다고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19로 이용시설 휴관이 늘어나고 낯선 사람의 돌봄에 거부감을 가진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활동지원사를 구할 수 없는 중증 발달장애인의 어려움을 감안해서 2021년 2월 이후 가족이 급여 제공하는 것이 허용됐습니다. 물론 조건이 있습니다. 거리 두기 단계 1.5~3단계에 따라 한시적이며,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하는 가족이 활동지원기관에 등록된 활동지원사 자격을 갖춰야 하고 산정된 급여비용의 50%만 지급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아이의 등하교 및 치료실 이동지원을 위해 올해 8월까지 활동지원사를 썼지만 결격사유로 인해 계약을 종료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활동지원사 교육을 이수했습니다. 이때까진 가족에 의한 활동지원급여가 가능하다는 것을 몰랐지만 다시 아이와 맞는 활동지원사를 구인하면서 활동지원기관에서 관련 정보를 듣게 됐습니다.

 

정말 좋은 활동지원사를 못 구할 바에 한시적으로 허용되는 가족 지원으로 제 아이를 돌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집 근처 주민센터에 먼저 문의를 했습니다. 가족에 의한 활동지원급여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한 달 이상 활동지원사를 구하지 못했다는 증명서와 가족의 활동지원사 교육 이수증이 필요한데, 첫 번째 서류는 활동지원 기관에 요청하면 받을 수 있었지만 이수증은 실습 10시간을 이수하지 않아 아직 받지 못했기에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참고로 40시간의 활동지원사 교육을 이수해도 정식 이수증을 받으려면 실습을 마쳐야 하는데 대부분의 활동지원지관은 이용인과 매칭이 된 후 해당 이용인과 실습을 시켜주므로 저처럼 가족급여를 신청할 경우 따로 실습을 진행하는 선임 활동지원사와 시간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실습을 진행하기 전에 활동지원기관에서 월 2회 이뤄지는 활동지원사 기초교육(3시간)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실습 전 준비해야 하는 서류로, 주민등록등본, 기본증명서(특정-친권, 후견), 가족관계 증명서, 건강진단서 두 종류(전염성 질환 관련과 마약 및 향정신성 의약품 검사)가 있는데 특히 건강진단서가 시간이 4~5일 소요됐습니다.

 

건강진단서와 코로나 신속항원검사 제출 후 하게 된 10시간의 실습은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거주하는 정신장애 성인을 대상으로 이틀에 걸쳐 신체, 가사, 사회활동 지원을 골고루 했는데, 실습을 마친 후 선임활동지원사의 사인이 적힌 실습일지를 기관에 제출하니 며칠 후 정식 이수증을 우편으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거의 한 달이 걸려 완성된 세 가지 서류를 갖고 동 주민센터에 가족에 의한 활동지원급여 신청을 했는데 하필 이 시기에 먹통이 된 사회보장정보시스템 때문에 신청한 지 25일이 지나서야 활동지원기관에서 계약서를 쓰고 아이의 활동지원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가족에 의한 활동지원급여 금액과 신청 시 팁

제 아이는 13구간, 120시간의 활동지원급여 이용자인데 부모인 제가 활동지원사로 활동할 경우 50%인 60시간에 해당하는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2022년 기준 시간당 급여는 11,520원인데 여기서 4대 보험을 제하고, 또 자부담금을 내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은 많지 않지만 어차피 내 아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사랑하는 부모가 아이를 돌보면서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점은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좋은 활동지원사를 구할 수 있으면 아이를 맡기고 다른 일로 그 이상의 돈을 버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죠. 아이의 활동지원급여 시간이 적거나 자부담금이 큰 경우는 가족이 아닌 일반 활동지원사를 어떻게든 구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활동지원 가족급여 신청 시 일단, 동 주민센터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주민센터 장애인 복지담당자에게 해당 서류를 정확히 물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저의 경우 한 달 이상 활동지원사를 구하지 못했다는 서류를 요구받았지만 다른 구에 사는 지인은 관련 서류가 필요 없었다고 하더군요.

 

또한, 코로나로 인한 한시적 허용인 만큼 언제 사라질지 모르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신청을 위해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활동지원사 교육은 기관마다 다르지만 한 달에 여러 번 진행되며 5일, 40시간이 소유되고 40시간 이수 후 바로 실습기관을 찾아 10시간 실습을 이수하면 좋습니다.

 

그리고 기관에 제출하는 서류 중 전염성 질환 관련 건강진단서는 지역 보건소를 이용하면 저렴하게 받을 수 있는데, 저는 강남구 보건소에서 약 3천 원으로 검사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민센터에 관련 서류 제출 후 지금처럼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접수 및 처리 문의를 수시로 하되, 주민센터는 구청에, 구청 담당자는 연금공단 지사에, 지사는 연금공단 본부에 처리 요청을 하므로 연금공단 담당자에게 직접 문의하면 빠른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저도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였습니다. 앞으로 가족에 의한 활동지원급여가 코로나로 한시적이 아닌, 정말 활동지원사를 못 구해서 어쩔 수 없이 돌봄의 짐을 짊어진 장애인 가족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100% 허용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