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이가 9살인 지금까지 두 번의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각각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적응기간을 가진 후 4개월간 그리고 2학기서부터 최근까지의 1년입니다. 아이와 맞는 좋은 분을 만나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가길 바랬으나 그게 쉽지만은 않더군요. 한 분은 약속시간은 잘 지켰지만 아이를 대하는 태도와 직업의식이 참 아쉬웠고, 다른 분은 아이는 좋아했지만 결석과 지각을 반복하며 결국 이동 지원 역할을 못해 아이를 혼자 집에 오게 만들기까지 했으니 말이죠.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제 삶도 찾고 첫째 아이와 시간도 많이 보낼 수 있어 좋았지만, 직업의식이 있으면서 아이를 사랑하는 활동지원사를 찾는 일이 참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하면 진짜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 '활동지원사 자격증 교육이 도대체 어떻길래 좋은 분 만나기가 이렇게 힘들까?'라는 의문도 생겼습니다. 그래서 도전했습니다. 제가 직접 활동지원사 자격증을 따 보기로요.
활동지원사 교육기관 찾아 등록하기
장애인 활동지원사는 장애인 활동보조인의 새로운 명칭으로,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보조하고 자립을 돕도록 국가 돌봄서비스를 수행하는 인력을 말합니다. 만 18세 이상의 대한민국 성인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며, 해당 교육기관에서 40시간의 이론 교육과 10시간의 현장실습을 거치면 따로 자격시험 없이 장애인 활동지원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2022년 기준 활동지원사의 시급은 주간 활동 기준 14,800원이며 취업기관의 수수료 약 25%를 제외하면 시간당 11,100원입니다.
저는 활동지원사 교육을 듣기 위해 먼저 교육기관을 검색해보았습니다. 서울에 있는 교육기관은 휴먼케어교육센터(서초구), 금천장애인 자립생활센터(금천구), 한국소아마비협회(광진구),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총연합회(영등포구), 사회복지법인 한국재활재단(서대문구), 행복미래교육원(마포구), 사단법인 노란들판(종로구), 늘푸른나무복지관(강서구), 엔젤스헤이븐(은평구), 새보람교육원(도봉구) 등이 있는데 저는 비대면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하면서 집과 가까운 곳인 '휴먼케어교육센터'로 정했습니다.
교육과정은 표준과정과 전문과정으로 나뉘는데, 표준과정은 관련 자격증이 없는 일반인을 위한 과정으로 하루 8시간씩(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5일간, 총 40시간 진행되며 전문과정은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등의 자격을 갖춘 사람을 위한 과정으로 하루 8시간씩 4일간, 총 32시간 진행됩니다.
센터마다 다르지만 보통은 매월 2~4회 교육이 진행되기 때문에 편한 한 주를 정해서 교육을 신청하면 되고, 아직 코로나 시국이어서 비대면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되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더군요. 이수비용은 2022년 기준 표준과정 15만 원, 전문과정은 12만 원으로 크게 부담이 없는 점은 장점입니다.
40시간의 온라인 교육과 느낀 점
활동지원사 교육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줌으로 진행이 됐기 때문에 집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얼굴이 계속 화면에 비쳐야 출결이 확인되므로 일정 시간 화면에 얼굴이 잡히지 않으면 담당자가 연락을 한다고 했는데 저는 다행히 연락받을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대면교육보다는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고 여러 명이 줌에 참여해서 듣다 보니 일일이 성실함을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40시간의 교육시간은 활동지원사의 업무범위와 시급, 단말기 이용 방법 등 업무 실제, 장애 인식 교육, 장애 유형과 특징, 보장구 유형과 특징 및 사용법, 정신적 장애 이해하기, 의사소통과 애니어그램 등 다양한 내용을 배우며 장애인의 삶을 돌아보고 활동지원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도 다잡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듣는 사람의 열정과 집중도에 따라 배울 수 있는 것에 차이가 많을 수밖에 없고, 대한민국 성인이면 누구나 딸 수 있으며 40시간만 투자하면 되는 일이다 보니 진입장벽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활동지원사 교육기관에서는 40시간 이론 교육을 이수하면 이수 확인증을 발급해 주는데, 거주 지역 근처의 실습 기관을 찾아 10시간 활동지원사 실습까지 마치면 정식 이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실습은 보통 하루 5시간씩 이틀에 걸쳐 하게 되며, 집 근처가 아니더라도 전국 어느 곳에서도 가능합니다. 다만 기관에 따라 이용자와 매칭이 된 후 해당 이용자와 실습을 연결해 주는 곳이 있어 문의가 필요합니다.
이렇게 실습까지 마친 후 이수증을 받으면 취업 기관에 활동지원사 등록을 해 두고 이용 장애인과 매칭이 되면 장애인 활동지원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아이 때문에 활동지원사를 이용도 해봤으면서 직접 자격증도 따 보니 양쪽을 다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도 이 자격증을 활용할 날이 곧 오겠지만, 아이에게도 자폐성 장애를 잘 이해하고 직업의식을 가진 좋은 활동지원사가 곧 나타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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