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장애인 현황과 장애의 구분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등록 장애인은 264만 명이 넘는데 이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1%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장애유형은 15가지로 나뉘는데 신체적 장애 12가지(지체, 청각, 뇌병변, 언어, 시각, 안면, 신장, 호흡기, 심장, 간, 장루/요루, 뇌전증)와 정신적 장애 3가지(지적, 자폐성, 정신장애)로 구분합니다. 15가지 장애유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지체장애로, 2021년 기준 전체 장애인의 45.1%를 차지하며 청각(15.6%), 시각(9.5%), 뇌병변(9.4%)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주목할 점은 지체장애는 10년 전보다 감소되는 추세지만 청각장애, 발달장애, 신장장애는 증가 추세라는 점입니다. 특히 지적, 자폐성 장애를 가리키는 발달장애 비중이 전체 장애인의 9.4%로 10%를 육박하고 있는데 2010년 7.0%에서 크게 늘었으며 30세 이하 인구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입니다.
제 주변만 봐도 초등학교 입학 이전에 자폐성 또는 지적 장애를 등록하는 아이가 늘고 있으며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점점 특수교육대상자가 많아짐을 볼 수 있습니다. 또 특수학급은 대부분 과밀인 점을 볼 때 앞으로 발달장애 관련 이슈가 부각될 것임을 예견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본, 장애에 대한 인식 개선
안경 쓴 사람을 장애인이라고 생각해 본 적 있으신가요?
엄밀히 말하면 안경은 보이는 능력이 떨어져서 착용하며 눈을 대신하는 보조 기구라고 본다면, 안경 쓴 사람을 장애인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나이 들면 누구나 신체의 기능이 약화되거나 변형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 모두는 예비 장애인입니다.
2019년 통계로만 봐도 청각장애인 중 70세 이상이 약 68%를 차지하며 신규 등록 장애인 중 약 40%가 청각장애인이었습니다. 이는 인구 고령화로 청각기능을 상실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며, 오래 사는 누군가는 청각장애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장애인 중 88% 이상은 후천적으로 장애를 얻었는데 질병(56%)으로 인한 것이 사고(32.1%) 보다 많다는 점을 보면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장애를 갖게 될 확률이 높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질병과 사고는 나의 의지로 피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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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장애인에 대한 복지는 예전보다 많이 향상되었음을 느낍니다. 자폐성 장애아를 둔 저희와 같은 가족도 장애를 미리 겪은 분들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편하게 혜택을 누리는 것 같아 그분들께 참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향상된 복지와 장애인에 대한 처우에 비해 장애를 대하는 인식은 크게 나아진 것 같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장애를 극복하거나 감춰야 할 대상이 아니라 당당히 드러내도 괜찮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하게 질문하고 해답을 제시하는 책 '마이너리티 디자인'을 떠올려봅니다. 이 책의 저자 사와다 도모히로는 '모든 약점은 이 사회의 가능성이다'라고 말합니다. 사회의 소수자가 불완전한 면을 발견하고 이를 메우면 세상은 다수자들에게도 살기 좋게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구부러지는 빨대는 누워있는 환자가 편하게 음료를 마시기 위해, 라이터는 양손을 쓰기 힘든 사람을 위해, 타이프라이터는 시력을 잃어가는 연인과 편지를 주고받기 위해 발명되었다고 하죠. 모두 장애에서 탄생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사용하는 물건입니다. 대부분의 지하철에 설치된 스크린 도어도 처음엔 소수자인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설치되었지만 이를 이용하는 다수자들의 안전을 지켜줍니다. 또 빌딩과 아파트 출입구의 경사로는 휠체어 이용인을 위해 설치하지만 유모차를 밀고 자전거를 타는 일반인과 택배기사들이 훨씬 많이 이용하며 편리함을 누리고 있죠.
이처럼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으며, 장애인을 위한 복지가 소수자만을 위한 세금 낭비가 아니라 다수자에게도 혜택으로 돌아오고 더불어 잘 사는 사회를 위한 기초가 된다는 인식을 가진다면 우리 사회는 긍정적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내 이웃이 잘 살아야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말을 마음속에 다시 한번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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