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신청 및 이용 방법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는 만 6세 이상의 등록 장애인이라면 신청해서 이용할 수 있는데, 제가 경험해 본 장애인 복지 중 참 유용한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신청은 관할 주소지의 읍, 면, 동 주민센터에서 할 수 있고, 주민센터에 비치되어 있는 '사회복지서비스 및 급여제공 신청서'와 '바우처 발급 신청 및 개인 정보 제공, 활용 동의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면 됩니다. 그 후에는 국민연금공단 직원이 가정을 방문해서 종합적인 조사를 하는데 종합점수에 따라 활동지원등급이 책정되고 월 활동지원급여가 정해지게 됩니다.
방문 조사 후 보통 3~4주 후에 활동지원등급과 월 활동지원급여액, 본인부담금 내용이 적힌 사회보장급여 통지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같이 동봉된 활동지원기관 안내를 참고해서 원하는 활동지원 내용, 시간 및 기타 요청 사항에 맞게 구인하면 되고, 매칭이 될 경우 계약서를 쓰고 서비스를 개시하면 됩니다.
활동지원 시간 많이 받는 팁
일단, 국민연금공단 담당자가 가정 방문을 했을 때 최대한 아이의 상태를 어필하되, 중요한 점은 절대 아이가 안정된 상태로 있는 모습만을 보게 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담당자는 보통 20~30분 전후의 시간 동안 부모에게 아이의 상태에 대해 질문하며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고, 아이도 관찰합니다. 이때 부모가 아이가 몰두해서 편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무언가를(특히 핸드폰, TV, 좋아하는 노래 및 먹거리 등) 제공한다면 평가자는 평소의 아이 모습을 보지 못하고 아이를 판단할 것입니다.
제 지인은 이럴 때 하필 아이에게 핸드폰을 쥐어줬고 아이는 행복해하면서 조용하게 동영상을 열심히 봤다고 합니다. 물론 활동지원시간이 필요보다 적게 나오고 말았죠. 저의 경우에는 하필 아이가 기분이 나빠서 소리 지르고 바닥을 뒹굴며 떼를 쓸 때 초인종이 울렸고 그런 아이의 상태를 몇 분 지켜본 담당자는 바로 부모 면담으로 넘어가더군요. 하루에도 몇 번씩 나오는 문제행동을 눈으로 직접 본 담당자는 아무래도 활동지원 시간을 많이 책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부모 면담 시에도,거짓말을 하면 안 되겠지만 아이를 좋게 포장할 이유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10번 중 1~2번 가능한 행동은 '거의 못한다'가 맞는 것이죠. 또한 자폐스펙트럼 장애의 특성상 집과 같은 익숙한 장소에서 수행할 수 있는 부분과 익숙하지 않은 수많은 장소에서 수행할 수 있는 부분은 다를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는 대소변 처리를 어느 정도 하더라도 외부에서는 못하는 경우도 많고 익숙한 부모와는 어느 정도 대화가 통하더라도 타인과는 소통이 안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행 여부를 체크할 때 신경 써야 할 부분이죠.
그리고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어릴 때 활동지원 급여를 신청하기를 권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매년 발전을 하고, 클수록 지적능력 및 기능은 좋아지게 마련입니다. 이왕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초등학교 입학 전 또는 입학 시기에 맞게 신청해서 학교 부적응 시 또는 담임선생님의 요구 시 교실에까지 투입 가능한 지원군도 만들고, 활동지원 시간도 더 많이 책정될 확률도 높이길 추천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원하는 활동지원등급이 나오지 않았다면 이의신청을 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종합점수에 따라 활동지원등급이 책정되는데, 점수가 안타깝게 구간의 끝에 있다면 이의신청을 해서 활동지원 시간이 더 필요한 이유에 대해 강하게 요구해볼 수 있습니다.
내가 경험한 활동지원 서비스의 장단점
우리 아이는 초등학교 입학하는 8세 초에 활동지원 서비스를 신청해서 월 120시간을 이용할 수 있는 '13구간(마형)'을 통지받았습니다. 집 근처 서비스 제공기관에 구인 공고를 내고 조건에 맞는 분 몇 분을 면접 본 후 드디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었죠.
아이의 첫 활동지원사분에게 주로 '사회활동지원' 즉 등하교, 치료실 동행, 외출 시 동행을 요청드렸습니다. 1학년의 하교시간은 정말 빠른 거 아시죠? 전 이 분 덕분에 친구들과 점심 약속도 잡을 수 있을 만큼 여유가 생겼습니다. 아이의 장애로 인해 몇 년을 치료실을 다니며 심신이 지친 저에게는 참으로 탈출구 같은 서비스였습니다.
이렇게 부모에게 쉼과 재충전할 시간을 주는 서비스이지만, 정말 잘 맞는 활동지원사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저의 경우, 아이를 위해서도 웬만하면 사람을 바꾸고 싶지 않았지만 처음 만난 분은 4개월을 함께했고 그다음 분은 11개월을 함께 하다가 시간 약속을 많이 어기는 이유로 제가 계약을 종료시켰습니다.
아이와도 잘 맞고 직업정신 투철한 활동지원인분을 만난 경우 몇십 년도 함께하던데, 우리 아이에게 그런 분은 언제쯤 나타날까요? 아이를 사랑하고 아이의 발전을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그런 분을 곧 만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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