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의 관점을 바꿔준 책, '우리 아이 독특한 행동, 특별한 뇌'
아이의 발달이 느리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보통 언어발달을 통해서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느린 아이가 처음 접하게 되는 치료는 언어치료입니다. 그 후에 아이가 더 나아가 자폐스펙트럼 성향을 보인다면 ABA, 놀이, 인지 치료 등을 추가해서 열심히 치료에 매달리는 것이 현실이죠.
저도 아이가 자폐스펙트럼장애 진단을 받기 전부터 이런 치료를 모두 받으며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었습니다. 자폐의 기본 치료로 여겨지는 이런 치료를 받으며 아이가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도 분명 있었지만, 효과에 대한 확신보다는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받았다고 자백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접하게 된 '우리 아이 독특한 행동, 특별한 뇌'라는 책은 저에게 치료의 관점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 주었습니다.
이 책에서 자폐스펙트럼 장애는 유전적, 환경적, 신경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생기는데 이 중 유전적 요인은 40% 이하로, 환경과 신경학적 요인에 신경을 쓴다면 장애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아들이 처한 환경적 요인으로는 밀가루의 글루텐과 우유의 카제인 섭취, 만성 스트레스와 환경 독소가 있는데 이들은 장내 유해균을 증가시키고 체내 염증반응을 가속화시켜 뇌를 손상시킨다고 합니다. 신경학적 요인으로는 대뇌 영역의 일부분이 느리게 발달하고 좌뇌와 우뇌의 시냅스 연결도 원활하지 않아 좌뇌와 우뇌 기능이 불균형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결국, 환경적 요인 조절, 즉 체내 유해균은 줄이고 유익균은 늘리는 식이요법과 신경학 요인 조절인 좌우뇌 균형을 찾는 대뇌반구 통합치료를 통해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식이요법의 중요성, 가려 먹어야 잘 낫는다
밀가루 음식 멀리하기
밀가루는 대표적 GMO식품이며 글루텐이라는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는데, 글루텐이 많이 함유되어 있을수록 더 쫄깃한 면과 빵, 바삭한 과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인간의 선호에 따라 밀가루는 꾸준히 글루텐 함량이 높게 품종 개량이 되었고 병충해에 강하고 생산량도 획기적으로 늘도록 유전적 조작이 이루어졌습니다.
문제는 우리 몸은 이렇게 유전자 재조합을 거쳐 생산된 밀가루의 글루텐을 외부 독소로 인식한다는 점입니다. 몸에서 독소로 인식이 되면 인체는 면역 기전을 발동시켜 자가면역질환을 발전시키는데 일반인 5명 중 1명은 아토피, 비염, 천식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갑상선 기능 저하증, 뇌 질환 등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현실이 이를 증명합니다.
이뿐 아니라 밀가루의 글루텐은 뇌에 들어가 신경계를 파괴시키고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합성도 방해한다고 합니다.
우유는 완전식품이 아니다
농업혁명과 공장식 가축 사육으로 우유에는 많은 항생제와 성장호르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살균 소독 후에도 박테리아 같은 균에 오염되기 쉬우며 살균과정에서 소화에 필요한 효소가 제거되어 당뇨를 일으킬 위험도 있습니다.
또한 균질화 과정에서 지방이 산화되어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기 쉬우며 우유의 다른 성분의 우리 몸의 철분과 결합해 오히려 철분 흡수를 막는다고 합니다. 우유의 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하고 우유 속 단백질은 칼슘을 오히려 몸 밖으로 배출시켜 칼슘 흡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소화가 잘 되지 않아 복통과 더부룩함 같은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가장 큰 폐해는 우유에 들어있는 카제인이 장 벽을 파괴하고 염증을 일으켜 뇌까지 염증반응을 유발, 결국 자가면역을 발동시킨다는 점입니다.
양질의 단백질 섭취
뇌에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은 도파민, 아세틸콜린, 노르에피네프린과 에피네프린, 세로토닌, 가바 등이 있는데 이들은 우리가 섭취한 단백질이 분해되어 만들어지는 아미노산의 대사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며, 대사 과정에서 비타민 B군이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달걀은 콜린, 아세틸콜린을 증가시키고 생선과 요구르트, 아보카도, 아몬드는 도파민과 에피네프린 증가에 도움이 됩니다. 시금치와 오렌지는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을 증가시키고 쌀, 치즈, 육류, 생선은 세로토닌을 증가시킨다고 합니다.
뇌에 좋은 지방 섭취
뇌의 60~70%가 지방으로 이뤄져 있는 것만 봐도 지방은 뇌에 정말 중요한 영양소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오명을 받은 콜레스테롤은 세포벽을 견고히 유지하는 역할을 하며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만듭니다. 또한 강력한 항염작용을 하고, 미엘린 신경 수초를 생성하여 신경세포를 보호하며 비타민D 합성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뇌에 좋은 지방은 단-중간 사슬 포화지방이 많이 들어있는 코코넛 오일, 올리브 오일, 동물성 버터이며 꼭 피해야 할 지방은 식물성 기름(옥수수유, 카놀라유, 포도씨유, 해바라기씨유, 마가린 등)인데 이런 기름들은 이미 제조 과정에서 산화되어 오히려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코코넛 오일을 먹고 오메가-3는 일주일에 2~3회 작은 생선을 먹는 것으로도 지방 섭취는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뇌에 자극을 주는 '운동'의 중요성과 내가 실천하는 것들
저자가 말하는 대뇌반구 통합치료는 좌뇌와 우뇌의 불균형을 해결하는 최적의 방법으로, 뇌를 자극하되 뇌 기능 검사를 통해 기능이 저하된 뇌를 파악하고 기능을 향상하는 감각, 신체, 학습 훈련법으로 뇌에 강한 자극을 주는 방법입니다. 겉보기에는 여타의 감각통합치료와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감각통합치료는 자극 자체에 목적이 있는 반면 대뇌반구 통합치료는 기능이 떨어진 뇌에만 자극을 주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각 개인이 대뇌반구 통합치료에 접근하기는 힘들지만 뇌에 다양한 자극을 주는 운동은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뇌 발달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학습, 인지 훈련이 아닌 운동 자극으로, 지속적 운동은 뇌에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들고 늙은 신경 세포 간에 새로운 연결망도 만듭니다. 뇌로 가는 혈류량이 늘면 뇌세포에 더 많은 영양과 산소가 공급되어 뇌가 더 발달한다는 사실도 연구되었습니다.
또한 운동을 하면 움직임 조절을 위한 시각, 균형감각, 근육의 수축 등을 신경계에서 조절하기 때문에 뇌를 자극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운동 중에는 뇌에서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같은 행복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정서적 안정에도 도움이 됩니다.
저는 이 책을 읽은 후 영양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느끼고, 밀가루 섭취를 줄이고자 시판 과자, 빵, 피자, 햄버거 등을 멀리하려고 노력 중이며 외식은 최소한으로 하고 집에서 먹는 것은 주로 유기농 식품을 사서 요리합니다. 다행히 베이킹을 즐겨해서 집에서 쌀가루로 만든 간식을 만들어 아이에게 주고 있죠.
우유는 다행히 아이가 어릴 때부터 좋아하지 않아 주지 않고 양질의 단백질을 먹이기 위한 식단을 짜고 있습니다. 또한 비싸지만 요리용 오일로 코코넛 오일을 이용 중입니다. 제2의 뇌라고 불리는 장의 중요성을 알기에 유산균을 열심히 먹이면서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고 비타민 B군 보충에도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뇌의 자극을 위한 운동으로 주 3회 태권도와 수영, 주 1회 특수체육도 꾸준히 하고 있고 주말에는 다양한 자극을 위해 새로운 경험을 시켜주려고 노력 중입니다. 이런 노력 덕분인지 아이는 매일매일 성장하고 있고 그 성장이 남들보다 느릴지라도 너무 감사하다고 느끼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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